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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모성 버리는 무서운 병 '산후 우울증'
이름 행복한 마… (theform@naver.com) 작성일 13-03-06 16:03 조회 751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가정집. 생후 8개월 된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아를 숨지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이의 어머니였다.

어머니 김모(29)씨가 딸을 숨지게 한 것이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집에서 8개월 된 친딸 손모양을 38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했다.

그는 평소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여 왔다. 사건 발생 이틀 전부터 손양이 설사 증상 등을 보이며 아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잠을 자고 있던 딸을 이불에 말아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 김씨는 유기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산후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산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출산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산모들에게는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간 출산 후 겪는 산후우울증은 고통 그 자체다.

산후우울증은 아기의 정서와 신체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이란? 아이는 물론 산모도 ‘위험’

대한의학회와 대한신경정신학회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약 10~20% 정도에서 발병된다. 대개 산후 4주를 전후로 발병한다.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이내 혹은 수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대개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들이 호전되나 치료 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악화된다.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발생 원인은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과 산전, 산후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아이양육으로 인한 피로와 수면장애, 충분치 못한 휴식, 스트레스, 생활상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 양육에 대한 부담과 걱정, 신체상의 변화로 인한 불안감도 원인이다.

특히 과거 우울증과 기분장애의 병력,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 가족 내 정서적 지지부족 등이 요인이 될 경우에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 아이는 물론 산모에게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산후우울증을 앓게 되면 우울과 슬픔을 느끼고 주변의 모든 것이 고통스럽다. 자신과 아기, 가족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느낀다. 또 쉽게 짜증을 내고 분노도 한다.

산후우울증은 특히 아기의 건강이나 사고 발생에 대한 부적절한 걱정이 크거나 아기에 대한 관심을 상실할 수도 있다. 아기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산후우울증 때문에 영아를 살해한 어머니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지난 1월12일 정모(28·여)씨에게 “생후 8개월밖에 안된 영아에게 강한 폭행을 가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산후우울증을 앓던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2009년 7월 1주일에 보육료 2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생후 8개월 된 A군을 맡아 자신의 아들과 함께 돌보다 A군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산후우울증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29일 오후 10시께 대구시 북구 서변동 한 빌라 화장실에서 B(39·여)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있는 것을 B씨의 딸(10)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B씨는 화장실 바닥에 누워 숨져있었으며 농약을 옮겨 담았던 빈 소주병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평소 산후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산후우울증 의심해야

산후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산모 자신은 물론 유아의 발달과 가족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후우울증 증상은 이렇다. 계속적인 피로를 호소하고 무기력하며 모든 일에 관심이 없고 의욕을 상실한다. 기분변화가 심하고 매사에 쉽게 짜증을 낸다.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잠만 자는 모습을 보이며 기억, 집중력, 논리적인 사고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주위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불평이 늘고 식욕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성욕도 상실한다. 사소한 일에도 울적해하고 슬퍼하거나 눈물을 자주 흘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항상 초조한 모습을 보이며 기분변화로 인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원인을 알 수 없이 어딘지 모르게 몸 상태도 나빠진다.

◇“환자와 가족의 대처가 매우 중요”

산후우울증은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관심과 대처도 절대적이다. 우선 환자 본인은 자신의 감정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표현하고 친한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기분을 좋게 하는 활동에 참가하고 배우자를 처음부터 아기를 돌보는 일에 관여 시켜야 한다. 아기가 잘 때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잘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당 지역의 아동 및 가족 보건 간호사 또는 산모그룹을 사전에 알아두고 지원 시스템을 확인하고 배우자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산후우울증은 환자는 몰론 가족들의 대처도 중요하다. 가족의 격려와 도움이 산후우울증을 좀 더 쉽게 떨쳐버릴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족들은 산모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격려해주고 산모가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가질 수 있도록 건강을 지켜준다.

신생아를 돌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대화를 통해 주의 깊게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모가 즐겼던 취미나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